제18회 정기(사찰순례)법회 후기 _ 삼각산 화계사
나무는 항상 그 자리에 머무른다. 아무리 비바람이 모질어도 눈발이 거세어도 나무는 항상 그 자리
에서 오도카니 서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 450여년 된 느티나무가 언제나 한결같기를 염원하는
우리 불교무역인회 불자들에게 그 위용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위용은 압도적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을
끌어안고 보듬는 것이어서 되레 편안함을 준다. 그 편안함에 이끌려 일순 땀을 식히고는 행원 포교사</span>
의 안내를 따라 대적광전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번 모임을 위해서 사찰에 대한 행원 포교사의
안내를 받으려 2주일에 걸쳐 섭외했는데, 그 보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중앙의 비로자나부처님을 필두로 양측에 노사나부처님, 석가모니부처님이 삼존불을 이루고 협시보살
로 계신 관세음보살님, 대세지보살님, 보현보살님, 문수보살님을 알현하노라니 선종사찰의 정통성과
자긍심이 새삼 느껴진다. 커다란 부처님의 모습은 세속에 갖가지 풍파에 찌든 중생들에게조차 나무와
도 같이 언제나 한결같을 것이란 믿음을 안겨준다. 유구한 거목에 기대어 편안해진 그 느낌 그대로
잠시 참선에 들어본다.
1,000년 전 보덕암에서 물려받은 목어와 마음속에 울려 퍼지는 뜻깊은 종소리가 잡념과 번뇌로부터</span>
좌선을 이끌어준다. 흔들리고 방황하는 이 중생을 “오직 모를 뿐”이라는 스님들의 화두가 바르게 붙</span>
잡아준다. 우리는 부처님에 대해 잘 알고 나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해 왔건만 그 앎이 과연 참된 앎</span>
이었을까? 참선을 통해 피어난 궁금증이 대웅전의 벽화(팔상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그간의 앎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해보는 뜻 깊은 시간으로 화함을 느낀다.
“Only Don’t Know!”
숭산스님께서는 미국과 유럽, 심지어 이스라엘에 이르기까지 숱한 외국인들을 부처님의 길로 인도하셨
다고 한다. 생의 마지막까지도 세계를 돌며 벽안의 학도들에게 투박한 영어로 “Only Don‘t Know“
“너희들 조심해라. 몸도 믿을 수 없고, 마음도 믿을 수 없다. 오직 모를 뿐이란 사실을 새겨라.” 며
당부하셨다고 한다.
큰스님께서도 이러하실진대 한낱 우리가 중생들의 잣대로 판단하여 서로 자기가 옳다며 큰소리치는
모습을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바라보실까?
내려가는 길에도 변함없이 450여년간 자리를 지키는 고목을 바라보며 묵묵히 수행하는 불교무역인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며 일주문을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