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신태용회장 기고, 수입협회 '甲네트워크' 수출에 활용을
[기고] 수입협회 `甲네트워크` 수출에 활용을</span>
매일경제 9.25일자 A38면 게재
길거리에 수입차들이 수없이 지나간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고급 의상, 구두, 핸드백, 식품, 와인 등 수입품들이 즐비하다. 그러다 보니 `수입`이라고 하면 흔히 명품이나 사치품만 떠올리는데, 실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품목들 중에 사치품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는 원자재 수입 없이 수출을 할 수 없다.
수입액 중 60%는 원유, 철강, 석탄, 원면, 목재, 양모 등 원자재며, 30%는 기계, 설비, 부품 등 자본재로 제품들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고, 10%만이 각종 소비재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입액이 5155억달러, 수출액이 5596억달러로 수출대국이자 수입대국이다.
원자재를 수입해서 우리나라 안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세계 최고 스마트폰, TV를 비롯한 전자제품, 자동차, 선박, 플랜트, K팝 한류를 수출한다. 우리 국민은 세계 도처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사용하고 즐긴다. 커피, 치즈, 바나나, 망고, 육류 등을 수입하지 않는다면 국민 생활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다.
과거 무역적자가 컸던 시절에 `수출하면 애국자요, 수입하면 매국노`로 오해를 받았지만, 수입업계는 세계 240여 국가에서 우리 산업 발전에 필요한 값싸고 질 좋은 원자재와 자본재를 수입하는 데 묵묵히 이바지해 우리 경제가 세계 14위 경제 규모로 성장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 왔다. 수입은 수출을 가능하게 하고 물가 안정 등 국민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에도 `사치성 소비재`가 수입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편견 때문에 역기능만 부각됐다.
수입업체는 바이어기 때문에 각국과 벌이는 협상테이블에서 협상력을 제고하거나 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도 할 수 있다. 한국 중소기업 중 수출을 하는 회사는 3% 미만이고, 세계적으로 중소기업이 강세인 독일은 8.5%다. 그런데 한국수입협회에 속해 있는 중소 수입업체 중 37%가 수출을 겸하고 있다. 이는 수입네트워크가 수출로 이어지는 기회가 많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수입업체 단체인 45년 역사의 한국수입협회는 외국 대사관, 기관, 기업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단체다. 이런 수입협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방산제품, 원전플랜트 수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는 필리핀에 경공격기 12대를 수출하고자 경쟁국가와 접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수입협회는 수입상사 200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수입사절단을 마닐라에 파견했다. 필리핀 역사상 최초라며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환영한 것은 물론 언론 보도가 있었고 필리핀 국민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이런 노력으로 KAI가 제작한 경공격기 4억2000만달러 수출계약에 수입협회가 큰 몫을 한 것을 뿌듯하게 여기고 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무역과 문화를 융합하여 수입사절단 파견 시 문화ㆍ예술인이나 전통도자기 장인, 한의사 등을 대동한다면 우리의 우수한 상품과 기술 등을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다. 방한하는 외국 수출기업ㆍ단체들과 수입협회가 문화ㆍ예술을 융합한 행사를 한다면 상호 문화를 이해하면서 교역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매년 무역의 날에 무역유공자 표창은 수출유공자 일색이고, 수입유공자는 초라하다. 정부의 수입지원 예산도 수출지원 대비 수백 분의 1에 불과하다. 수입은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지만 지원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정부가 수입에 대한 지원을 조금이라도 확대한다면 그 몇 십 배, 몇 백 배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수입을 잘해야 수출도 잘되고 창조경제도 잘될 것이다.
[신태용 한국수입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