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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MA 리더스 포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한.중.일 관계


제131차 KOIMA CEO 아카데미

미중 간 전략적 경쟁시대의 새로운 한일관계

New relation in Korea-Japan in the midst of strategic competition era between U.S. and China

박철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원장

Cheol-hee Park

Dean, Graduate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 동아시아 세력 변환기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사느냐’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동아시아는 소위 질서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주변 4강의 지도자들인 트럼프, 시진핑, 푸틴, 아베 모두 강한 시대를 만났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우리 한국은 괜찮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 우려가 높아지는 주요 이유는 미국이 주도했던 시대에서 중국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전 냉전기에는 한미일이 손만 잡고 있어도 거의 모든 문제가 풀리는 시대였고, 탈냉전기에 와서는 조금 더 우리가 지평을 확장해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확대됐었는데 미국과 중국이 전략적 경쟁관계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깊어졌다. 특히 몸집이 커진 중국이 사드로 우리를 압박하는 것을 넘어 한국산 화장품 수입을 제재하는 등 경제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많은 학자들에 의해 논의되고 있다. 중국이 과연 기존의 미국이 주도하는 기존 국제질서에서 현상유지 세력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이를 뒤집고 중국이 주도하는 소위 수정주의 세력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제가 내린 결론은 현상유지도 아니고 판을 완전히 뒤집는 것도 아닌 점진적 변혁세력이다. 갑자기 미국에 도전을 해서 세상을 바꾸려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바꿔나가는 한정적, 점진적 개혁자로서의 중국이 될 것 같다. 특히 동아시아 내부에서 질서를 바꿔나가려는 움직임들이 강하게 보이고 있다. 즉,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 한반도‧동지나해‧남지나해의 공세적 접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등 중국은 동아시아에서의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기 위해 공세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새롭게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의 대중국 전략의 기준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중국을 상당히 견제하는 방향으로 압박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아시아 세력변환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 대응

아베의 꿈은 강한 보통국가 일본의 재건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중국에 대해서 견제와 균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을 끌어안고 함께 가야겠다는 전략보다는 중국이 팽창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중국의 팽창을 막고 지금까지 지켜왔던 국제 자유주의적인 국제질서를 미국과 함께 끌고 가야 일본이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아베정권은 Internal Balancing(대중 억지력의 강화), External Balancing(미일동맹의 강화), Network Balancing(지역 우호국 네트워크 강화) 등 3대 대응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2002년부터 방위비를 계속 줄여왔던 일본은 아베 정권 출범 후 방위비를 늘리고 방위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그리고 유연하게 방위력을 쓸 수 있도록 안보법제도 계속 바꿔나가고 있다. 또한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위해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일본은 동맹국 지원 및 방위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집단적 자위권도 도입했다.

동아시아 세력변환에 대한 한국의 대응

우리는 북한으로 인해 미국과 강한 군사동맹을 이어가야 하고 중국과도 경제적, 안보적으로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저는 사실 사드 배치가 중국에 군사적인 위협이 된다는 중국의 설명은 납득하지 못한다. 그러나 외교적으로는 중국에 상당히 위협일 수 있다. 사드를 배치한다는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체재를 강화해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드로 우리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사드 배치를 미루면 앞으로 중국발 압력의 파고는 높아만 갈 것이다. 사드 배치가 북핵에 대한 방어적 대응 조치였다는 그간의 주장도 물거품이 되고 만다. 따라서 절대로 밀리지는 않아야 된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중국을 활용해야만 한다. 경제부문은 너무나 당연하고, 북한을 다루기 위해서도 중국은 필요하다. 북한의 군사적인 도발을 막기 위해서도, 비핵화를 위해서도, 또 나중에 통일을 하더라도 중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 일본과 균형외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균형감을 잃는 순간 우리는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중국, 일본과 소위 3국 협력체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려고 하는 동력을 제공해야 하고, 동북아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해 한중일 관계를 좋게 만드는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한일협력은 왜 필요한가?

한국과 일본은 협력해야 한다. 우리의 경제구조, 안보구조를 보면 일본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단 한 번도 일본에 흑자를 내본 적이 없는 나라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소재, 부품, 기계 등 중간재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하고, 이를 다시 제3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우리의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도 늘어나는 구조이다. 결국 경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구조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일본이 왜 안보협력을 해야 하느냐고 말한다. 우리가 전쟁을 안 한다고 하면 상관없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일본의 협력은 매우 중요해진다. 한국에 있는 미군은 육군중심인데,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육군으로만 할 수는 없다. 주일미군이 해공군, 해병대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자위대 및 민간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등 일본의 후방지원도 요구된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과의 안보협력구조를 향상시켜 놓아야 한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그 첫 단추로, 한국과 일본이 정보를 교류해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것이다.

한일협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위안부 문제는 중요하다.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일본은 한일 합의에 따라 10억엔을 출연했으니 한국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10억엔은 소녀상 철거 대가나 선금 지불이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정책 조치였다. 따라서 사죄의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일본은 10억엔 출연과 소녀상 이전을 직접 연계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성실하게 의무를 이행하고자 하는 데 있어 일본이 역사와 경제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한국의 경우도 시민단체에서 일본의 성의 없는 사과에 항의해 소녀상을 설치했다고 하지만 국제사회는 ‘상대국 공관의 안녕과 품위를 지킬 책무’를 규정한 빈 조약 22조와 상치되는 이 같은 조형물 설치에 비판적이다. 국민 정서가 우호적이면 국제협약도 무시할 수 있다는 주장은 우리끼리만 통용되는 논리일 뿐이다. 우리는 일본을 대할 때 자존심을 지켜가면서 합리적으로, 제대로 큰 목소리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본으로 인해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모습은 좋지 않다.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고,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 살고 있는지, 무엇으로 이 나라를 지키고 있는지 인식만 정확히 하면 그 다음은 전술이므로 잘 극복해나갈 수 있다.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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