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꿈꾸게 하라
새로운 시대의 도래
과연 자본주의를 뛰어 넘는 새로운 경제체제, 포스트 자본주의는 지금과 같을 것인가. 저는 기존 자본주의에서 전혀 다른 단계로 접어드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은 바로 정보기술(IT : Information Technology)이다. 초일류기업이었던 노키아, 소니의 몰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IT는 자본주의가 만들어진 가치를 제로로 밀어붙여 소멸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이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중국기업의 독무대라 일컬어질 정도로 많은 업체들이 참가했고 전시장의 중심을 차지했다. 스마트폰기업인 화웨이, 샤오미와 가전기업인 하이얼, 하이신 그리고 인터넷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중국계 전기차기업인 페러데이퓨처 등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들이지만 이제 인공지능, 빅테이터, 자율주행차, 드론 등으로 새롭게 무장하여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크게 변화하면서 세계경제의 판도가 바뀌고 있고, 중국이 6.7%의 경제성장률로 계속 성장한다면 세계경제를 제패할 것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세계경제 지배력은 약화되고 국가도 쇠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중 패권시대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일찍이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국가가 패망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였다. 첫 번째는 정치의 독재화, 두 번째는 국민 다수가 애국심이 없을 때, 세 번째는 국론이 분열되었을 때를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드 배치 문제로 국론이 완전히 분열되어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 상황에서 새 시대, 새로운 국가로 거듭나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1% 지도자들이 국가를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99%의 국민들이 지도자도 만들고 정권도 탄생시켜야 하는 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의 경영전략
포스트 자본주의를 맞이하는 기업들은 단순히 경제적 가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기업의 설립목적인 이윤추구만을 위한 전략을 취한다면 결국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경영전략가이기도 한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는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라는 책에서 매스코와 이케아 두 기업을 대비하면서 기업의 이념과 가치 등 목적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그 차이가 기업의 미래를 바꾼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매스코는 온수, 냉수가 하나의 꼭지에서 나오는 수도꼭지를 개발해 시장을 석권한 기업이다. 매스코는 수도꼭지와 부엌․욕실 수납장, 자물쇠와 건축용 철물 등 다양한 가정용품을 생산하며 1986년 당시 11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매스코가 가구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채택,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매스코는 왜 실패했을까. 목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윤창출만을 위한 전략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제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능성이 뛰어난 수도꼭지로 성공한 매스코였지만 가구사업에서는 패션이 더 중시된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반해 이케아는 확실한 경쟁우위를 점했다. 더 나은 일상생활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저가라는 핵심전략을 세웠다.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통한 저비용 구조를 창출했고 실제보다 더 비싸 보이는 디자인과 색상, 플랫팩 포장이라는 하위전략도 수립했다.
훌륭한 목적, 즉 우리가 만족시키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어떤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시할 것인가, 우리가 더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 신경 써야 한다. 결국 비즈니스는 “왜?”가 제대로 담겨있어야 한다. 목적은 누가 봐도 명확하고 쉽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열광해야 된다. 그러한 목적은 그 기업의 노력의 가치와 이상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기업의 모든 관계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케아 직원들은 고급가구를 살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생활을 창조해준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애플은 굉장히 즐겁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나이키는 전 세계 운동선수들에게 소위 영감과 혁신을 가져다준다. 이처럼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명분이라는 것은 결국 앞서 언급한 목적과도 연관이 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영국의 목용용품 회사 러쉬,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탐스슈즈, 미국의 소매업체 홀푸드, 미국의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트가 있다. 이들 기업은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음으로써 더 많은 사랑을 받고 더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따라서 회사가 사라지면 소비자가 아쉬움을 느낄 정도로 기업의 목적과 가치, 이념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의 기업 원동력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를 앞두고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바로 기업의 원동력인 사람이다. 기업의 이윤추구에 있어 조직구성원에 대한 복지나 대우는 어떤 의미에서는 지출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에 대한 비용은 지출이 아닌 투자임이 분명하다.
그 예로, 미국의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트를 살펴보자. 2011년 연봉 3만5천달러를 받는 직원 헤일리는 심각한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CEO 댄 프라이스가 가까이 가서 무슨 고민이 있는지 묻자 그는 “당신은 나를 착취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댄 프라이스가 동의할 수 없다고 하자 헤일리는 시장가격에 맞춰진 이 급여는 인생을 살 만큼의 급여가 아니라고 했다. 그때부터 댄 프라이스는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했다. 결국 그래비티 페이먼트는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직원들이 신의 직장으로 느낄 수 있도록 직원 최저 연봉 7만 달러를 선언했다. 이 회사에 대해 누군가는 곧 망할 것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자본주의를 망가뜨린 사회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유능했던 2명의 직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이후 이 회사는 매출과 순이익 2배, 고객유지율 95%를 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직원 이직률로, -18.8%로 줄었고 입사 지원자수도 3만 명에 달했다. 직원들의 행복도도 과거 10점 만점에 8점 미만이었다면 이후에는 9점까지 올라갔고 계속 이 점수를 유지했다.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의 리더십
포스트 자본주의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2017년 다보스포럼의 핵심 의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었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계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가장 요구되는 것이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의 붕괴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결국 매우 진솔하게 대응하고,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내놓는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빠르게 성장한 한국에서는 기업과 국가 모든 조직에서 그 조직원의 잠재력을 고갈시켜 성과를 내도록 하는 인스턴트 리더십이 통용됐다. 그러나 이제는 경험과 조직원들의 잠재력을 찾아내 생명력을 불어넣는 성숙된, 소위 발효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 발효의 리더십(Fermentation Leadership)이 절실하다.
